의사들이 선호하는 전문의 전공과목은? (의대 인기과 순위ㅣ전문의 일반의ㅣ대학병원 의사 월급과 연봉)
- 교육,학벌,직업에 관한 생각
- 2020. 4. 28. 08:00
제 블로그에 의사나 의대에 관한 글들이 몇 개 있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아 사람들이 궁금해할만한 내용이라고 생각되면 의사와 의대에 관한 글도 꾸준히 작성해보고 있습니다. 아마 전문의 인기과를 검색해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이라면 의대생이나 의사를 꿈꾸고 있는 학생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또는 학부모님들일 수도 있고요. 또는 직장이 있는데 다시 의대를 들어가려고 하는 분들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의대를 졸업하고 갓 의사가 된 일반의 선생님들이 전공할 수 있는 전문과목은 상당히 많습니다. 내과/이비인후과/피부과/성형외과/정형외과/가정의학과 등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는 전공들이 있는 반면에 진단검사의학과/병리학과와 같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는 전공들도 있습니다
우선 전문의 인기과에 대해 간단하게 얘기하기 전에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모든 전문의 선생님들이 있기 때문에 대학병원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며 이로 인해 우리나라 국민이 좋은 의료환경에서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어디가서 비인기 과목 전문의를 보면 "그 과 돈 별로 못 번데, 망했다는데?" 등등의 얘기는 절대 하지 마세요. 그 분들 대부분은 그걸 알고 그 전공을 하신 매우 훌륭하신 분들입니다. 비의료인들이 비인기과 전문의들을 무시하는 만큼 국민들은 앞으로 열악한 의료환경 속에서 살아가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미 그 상황이 현재 진행중입니다
각설하고 이제부터 어떤 전공이 의사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지 간단하게 설명해보겠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제 의견이고 전문의 인기과에 대한 의견은 의사 커뮤니티에서도 굉장히 의견이 갈리기 때문에 참고 정도만 하시면 되겠습니다
전문의 인기과의 척도는?
사실 선호되는 전문의 과목에는 명확한 척도가 없다는게 가장 애매한 부분입니다. 즉, 어떤 사람들은 환자를 보기 싫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고 싶을 수도 있고, 어떤 분들은 상대적으로 편한 전문의를 하고 싶어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전공에는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성향에 맞는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선호되는 전문과목은 아래와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경제적인 수입 (페이) 이 전문의 평균 이상은 한다
의사라는 직업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다른 직업과는 다른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도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수입입니다. 사람이 직업을 가지는 이유는 자아실현의 측면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직업을 갖고 직장을 다닙니다. 의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전문의 페이가 높은 전공과 (전문과목) 가 인기가 많습니다
페이가 쎄서 선호되는 대표적인 과들은 정형외과/영상의학과/재활의학과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래도 경쟁률이 1:1이 넘어가는 대부분의 과들은 페이가 "나쁘지 않은 편" 입니다. 그런데 페이가 높은 순으로 선호되는 것은 아닌데요. 그 이유는 근무강도 때문입니다
근무강도가 편하다 (QOL,워라밸)
여기서 근무강도는 전문의가 된 이후의 과정도 포함되지만 인턴/레지던트 기간 (4-5년 정도) 때의 수련강도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의사들이 보통 제일 힘든 때는 대학병원에서 전문의가 되기 위해 트레이닝을 받는 인턴과 레지던트 기간입니다. 정말 일이 많은 과들은 잠을 제대로 못잡니다. 일이 많지 않은 과들의 경우에도 레지던트 1년차 때는 매우 바쁩니다
근무강도가 편해서 선호되는 과에 영상의학과/재활의학과/정신과 등이 있습니다. 사실 정신과는 최근에 인기과라고 보기에는 애매한 위치이지만 영상의학과와 재활의학과는 확실한 인기과에 속합니다. 영상의학과/재활의학과/정신과의 경우 인턴 레지던트 때 일이 힘든 편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것도 대학병원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으니 만약에 의사가 되어 전문의를 따기 위해 수련을 받게 된다면 잘 알아보셔야 합니다
인기가 이지만 근무강도 높은 과는 정형외과/성형외과와 같은 과들이 있습니다. 정형외과의 수련강도는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인데, 그럼에도 그 과정을 버티면 전문의가 된 이후에는 정말 할게 많고 수요가 끊이지 않는 과입니다
개원 가능성과 개원 이후의 삶
비의료인들이 잘 모르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비의료인들이 전문의 인기과나 전문의 페이를 보고 인기과 페이순일 거라고 착각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습니다. 비의료인이 여기까지 제 글을 읽고 계셨으면 1가지 의문이 들겁니다. 보통 피부과 의사가 좋다는 얘기를 꽤 들었을 텐데 아직까지 피부과 얘기가 나오지 않았으니까요. 피부과는 수련이 편하고 페이도 양호하면서 개원이 수월하고 개원 이후의 삶도 괜찮기 때문에 정말 밸런스가 좋은 과 중 하나입니다. 즉, 1가지 장점이 극대화 되어 있기보다는 골고루 좋은 전공입니다. 그러나 요즘은 일반의 선생님들이나 가정의학과 선생님도 피부 미용을 하기 때문에 경쟁이 심해져서 예전보다는 좀 좋아지긴 했습니다
개원에 가장 큰 장점을 갖고 있는 과는 이비인후과 입니다. 이비인후과의 경우 개원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지 않으며 수요가 꾸준히 있기 때문에 좋습니다. 이비인후과의 단점이라면 큰 병원에서 수련 받을 때 두경부 쪽을 배운다면 어차피 동네 의원에서 쓸 일이 없기 때문에 쓸모 없는 일이 많아진다는 것인데, 이 부분은 비의료인이라면 굳이 알 필요가 없는 부분이 제끼겠습니다
영상의학과의 경우 개원을 보통 잘 안합니다. 이것이 단점이라 페이 위주 전공과목으로 분류되는데요, 요즘 돌아다니면서 가끔 영상의학과로 개원한 병원들이 보이는 걸 보면 아주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것 같지는 않습니다
또 생가나는대로, 그리고 아는 대로 쓰다보니 두서가 없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블로그에 꾸준히 이러저런 글을 쓰면서 글을 다듬는 능력부터 키워나가야겠습니다
이전에는 피안성/정재영 이런식으로 서열을 세우고는 했는데, 얼마전까지는 피성정 (피부과/성형외과/정형외과) 이라는 단어가 더 많이 쓰였습니다. 그렇지만 절대로 이런 단어가 서열을 제대로 나타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전문의 인기과는 실시간으로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5년 정도 떴따가 금방 지는 과목들도 있습니다
전문과목도 전문과목이지만 결국 개원을 해서 돈을 잘 벌고 성공하시는 분들은 특정과에 몰려있지 않습니다. 즉, 어떤 도구를 들고 있느냐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 도구를 어떻게 쓰는지가 몇 배 이상은 중요합니다. 또한 평생 해야하는 일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전공을 선택할 때 자기 적성을 잘 고려해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환자 보는게 너무 싫으면 영상의학과와 같은 과들이 정말 좋은 선택이겠죠?반면에 매일 앉아서 컴퓨터만 들여다보고 있는게 답답한 사람들은 영상의학과 전공을 하면 속이 터질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글의 처음에서 말했듯이 오히려 비인기과에 가신 의사 선생님들이 뜻이 있으신 분들이 많고, 고생하시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어디가서 "비인기과"나 "돈을 못버는 의사"라는 식의 표현은 정말 삼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의료진이 자기 직업에 만족하고 일을 할 수 있어야 환자들도 좋은 환경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거니까요. 저는 이번 코로나 사태를 보고 다시 한번 한국 의료진이 뛰어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우리나라 국민들도 이런 의료진에게 비교적 값싸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에 가끔이라도 감사함을 느꼈으면 합니다
이번 글은 여기서 마무리 짓고, 다음에도 의료와 관련된 글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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