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그리고 괴물 (By 밴쿠버선봉장)

IMF 그리고 괴물 (By 밴쿠버선봉장)

2022.5.12 밴쿠버선봉장 글

 

-----이하 원문----

 

IMF 그리고 괴물

 

일천구백구십칠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공식적으로 망했을때, 온 나라가 뒤집어져서 잘 돌아가던 국가시스템은 멈추었고 여기저기서 자살이 속출하고 저녁에 뉴스를 보기 무서울정도로 자고 일어나면 굴지의 대기업들이 실시간으로 무너지는 시절이였읍니다

대기업에 하청 그리고 그 밑으로 쭉 딸린 하청에 하청까지, 손 한번 써보지 못하고 망가지고 망해나갈때 말입니다

채권자들은 자기들 목숨줄이라도 챙길려고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못할정도로 살벌한 추심을 했읍니다

 

IMF-부도
IMF 부도

 

야반도주한 공장사장이 딸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찾아가서 친구들 다 보는데서 난장을 치고 애는 주저앉아서 울고, 학교 선생은 학교까지 와서 이러면 안된다고 하지만, 깍두기들이 각그랜쟈 몰고 와서 머릿수로 밀고들어오는데 막아낼 방도가 없으니 그렇게 아이가 울고불고 하니까 집 팔고 차 팔고 아이들 돌반지까지 팔아서 급한데로 난장치는 채권자들한테 돈 붙이기 바빳던 시절이였읍니다

 

횽이랑 거래하던 건축업자 김모씨도 마찬가지로 IMF 외환위기를 정통으로 처맞고, 채권자들을 피해 지방 여관방을 전전했읍니다

 

횽도 한푼 한잎이 아쉬웠던 시절이라 백방을 다 해서 찾았는데 연락이 닿지 않았읍니다

 

하지만 횽은 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었읍니다

 

p건설 김사장 딸아이가 횽 넷째딸이랑 같은 국민학교 같은반이였거든요. 횽도 달건이들 시켜서 아이들 볼모로 흔들어댈 수 있었지만 p건설 김사장만 힘든게 아니라 온 나라 온 국민 모두가 힘들었을 당시였거든요

 

그때 당시 p건설 김사장 막내딸은 반에서 반장을 맡고 있었는데요. 완전히 쫄딱망해서 삼성동 살던 아이는 역삼동 반지하방으로 이사갔다는 소식을 들었읍니다

 

그 해 9월 가을 운동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횽은 롯데리아에 전화해서 함바그 50개와 펩시콜라 50개를 주문했읍니다. 9월 10일 3학년 1반으로 가져다달라구요 반장 김oo 이름으로요

그리고 그해 11월 수학여행을 가는 날 김사장 딸아이 수학여행비를 몰래 대납하였읍니다

그리고 그 다음해 김사장 딸아이가  또 우리 딸아이랑 같은반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딸아이 통해서 들었을때, 반포 쇼핑센타에 데리고 가서 딸 아이 신학기 가방을 사줄때 김사장 딸아이 가방도 같이 사주었읍니다

 

김사장딸한테는 내가 느그 아부지한테 신세를 많이 졌다고 하구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새학기가 시작한지 채 한달도 안되서 김사장 딸은 급하게 전학을 갔읍니다

 

그렇게 그 다음해 98년도와 99년도 경제는 브이자반등을 했고, 경제가 급성장을 하면서 돈 버느라 정신이 없어서 김사장과 그 딸아이 소식을 까마득히 잊어먹고 있었읍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우리 딸아이가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가던 해에 을지로 사무실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미스김이 낙낙낙 노크를 하더니 누가 찾아왔다고 하면서 교복을 입은 여자아이가 문을 열고 불쑥 들어오는것이였읍니다

 

그리고 바로 뒤따라서 죽은줄만 알았던 김사장이 들어왔읍니다. 한손에는 과일바구니를 들고 말입니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꺽꺽 소리를 내면서 울더군요. 운동회때 말없이 보내주었던 롯데리아 햄버거와 수학여행비 대납, 새학기 시작을 알리는 새옷과 새신발 그리고 새 가방까지 이 모든것을 울면서 감사하고 고마웠다고  신세 평생 잊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덩치가 산만한 김사장이 꺽꺽거리면서 우는 모습을 의자에 앉아서 넋이나간채로 쳐다보니 형도 눈에서 눈물이 찔끔 났읍니다

그리고 p건설 김사장은 보란듯이 완전히 재기했고, 최근까지 마곡과 시흥 인천 일대에서 오피스와 프라자 상가 시행으로

수백 억에 이르는 돈을 벌었읍니다

그리고 김사장 딸아이는 변호사가 되어 광교에서 활동중에 있읍니다

그때 만약 횽이 괴물이 되어서 김사장 딸아이를 괴롭히고 그렇게해서 못받은 1억 5000만원을 받아냈다면, 김사장은 지금 이승에 있었을까요? 김사장 딸은요?

 

사람되기는 참 어려운세상인데, 괴물되기는 참 쉬운 세상입니다

사람사는 세상 내가 가진 몇푼어치 안되는 돈 그래도 멋있게 쓰고 죽고싶읍니다

하나더

김사장 딸아이가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을때, 이번에는 선릉 사무실로 찾아와서 횽 손을 두손모아 잡고 감사의 인사를 하더군요

 

그러면서 그 아이 눈에서 차가운 눈물이 발그스레한 아가씨 볼따구를 타고 흘러내릴때 횽 눈에서도 눈물이 흐르더군요...

내랜조

 

https://blog.naver.com/sofoswh/222730025286

 

IMF 그리고 괴물

일천구백구십칠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공식적으로 망헀을때 온 나라가 뒤집어져서 잘 돌아가던 국가시스...

blog.naver.com

 

-----이상 원문----

 

 

-----내 생각----

 

일반적으로 IMF처럼 너도 나도 힘들 때는 본인의 이익을 어떻게든 챙기려고 다들 노력했을 것이다. 그렇게 전부가 어려운 환경에서 남을 도와주기란 절대로 쉽지 않다

 

실제로 도와주겠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다 저 때도 데려다 놓으면 어떻게든 본인 돈은 챙기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남이야 ㅈ되든 말든)

 

사람들은 본인이 어려울 때 도와줬던 사람들을 기억하는 법이다. 실제로 나도 돌이켜보면, 어려울 때 나를 도와줬던 사람과 어려울 때 나를 더 힘들게 했던 사람은 꼭 기억하고 있다

 

내가 좋았을 때 도와줬던 사람, 내가 좋았을 때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은 생각보다 기억에 남지 않는다

 

이렇게 생각해본다면, 본인 스스로가 여유가 있다면 주변에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을 지나치면 안되는게 아닐까? 그 사람은 어려울때 본인을 도와주었던 사람을 기억할거고, 그 사람이 잘 되든 안되든 언젠가는 은혜를 갚을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돈을 좇다보면 괴물이 되기는 쉬운데, 남을 도와주는 사람이 되기는 무척 어렵다. 돈을 너무 좇기만 하지말고 남을 경제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배포가 큰 사람이 되고 싶다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