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15] 희로애락을 다 나눌수 있는 친구는 수십억 이상의 가치가 있다
- 일기장
- 2022. 2. 15. 23:59
너무 어리지도 나이가 들지도 않은 나이정도가 되니, 희로애락이라는 단어가 가진 감정이 조금씩 뚜렷해지는 느낌이 든다. 아니 희로애락이라는 단어만으로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기는 너무나도 부족할 정도로 다양한 감정을 느끼면서 살아간다
어렸을 때는 기쁨과 슬픔 정도로 감정이 나타났다면, 세상을 경험하면서 감정이 하나씩 더 쌓여가는 느낌이다
사람들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누구냐고 말하면 대체로 가족을 언급한다. 그런데 나는 모든걸 나눌 수 있는 친구는 가족이상의 의미를 가질 때도 있다고 생각한다
부모님에게는 어느순간부터 A~Z까지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선은 안좋은 일은 부모님이 걱정할까봐 싶어서 좀 둘러대는 것도 있다. 이것도 사람마다 부모의 성격에 따라 다를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 내게 안좋은 일이나 내가 걱정할 만한 일이 20% 걱정되는 일이라면, 그걸 엄마 아빠 한테 말했을 때 걱정을 30-40% 해버리시니.. 자식을 걱정하는 마음은 이해가 되는데 사실 도움이 안된다
그런것도 있고, 부모님에게 말했을 때 세대차이도 있기 때문에 친구와는 다르게 받아들이는 얘기들도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기준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부모님이 잘못된것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실 사람이 누군가에게 자기의 힘든 얘기나 슬픈얘기를 한다는 건 기본적으로 그대로 들어주고 받아주기를 원하는 것인데, 그런 부분에서 내게는 부모님이 정말 절친 2-3명 보다는 못하다는 얘기다
서론이 길었는데, 반면 정말 친한 친구 2-3명 중에는 서로의 약점과 치부를 공유하기도 한다.
물론 나중에 누군가에게 약점을 안잡히려면 친구에게도 얘기를 하지 말라는 말도 틀린말은 아니다. 문제가 생기지 않으려면 그냥 얘기를 안하는게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건 마치 뭐랄까, 연애하다가 나중에 헤어질지도 몰라서 연애를 시작하지 않는 느낌이랄까? 나는 아무튼 그런 생각을 한다. 인생이라는 것이 기쁨만 있는 것은 아닌데, 서로 만나서 기쁘고 좋은일만 얘기한다는 것은 정말 우리 삶의 일부만 얘기하는 제대로된 소통이 아니라는 느낌
그래서 3-4년 정도 전부터는 얘기가 좀 통하거나, 괜찮다고 생각하는 애들에게는 나의 약점이나, 안좋았던 얘기, 내가 하는 생각들중 도덕적으로 100% 옳은 일은 아니지만 그런 생각은 해볼수도 있지 않나? 라고 생각하는 것들.. 이런 것들을 얘기해봤다
내가 공유하는 만큼, 친구도 약점이나 치부를 공유할 때가 적지 않았다. 그리고 사이는 더욱 더 돈독해진다. 서로의 약점을 쥐고 있어서 그런 느낌이 전혀 아니라, 상대방을 더 온전히 이해하는 느낌말이다
친구들이랑 얘기해보면 부모에게 모든 것을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나만은 아닌것 같다. 아니 오히려 깊이 얘기할수록 부모 앞에서는 하지 못하는 얘기들이 너무 많았다. 그럼 누구한테 말할수 있을까? 오래 만난 연인이나 정말 친한 친구 몇명뿐일 것이다
요즘은 이런 친구의 가치가 굉장히 크게 다가온다. 좋은 대화를 좋은 사람과 몇시간 하는 것만으로도 삶을 살아가는 힘이 되고 원동력이 되니까